슬롯사이트, 추가 보상안에도 질타…대표 사퇴·위약금 면제 요구 쏟아져
데이터 주권·해외 사업 매각도 도마 위…김영섭 슬롯사이트 "이사회서 입장 표명"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영섭 슬롯사이트 대표가 최민희 과방위원장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채널A뉴스 캡처
‘무단 소액결제’ 사고로 논란을 일으킨 슬롯사이트가 2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종합 국정감사에서 대표 사퇴와 위약금 면제 압박을 받았다.
이날 슬롯사이트는 자료를 내고 소액결제와 정보유출이 확인된 피해 고객들에게 5개월간 100GB 상당의 무료 데이터를 제공하는 추가 보상안을 내놨다. 그럼에도 여야 의원들의 질타는 가라앉지 않았다.
슬롯사이트, 추가 보상안에도 질타…대표 사퇴·위약금 면제 요구
국회 과방위는 이날 국정감사에서 김영섭 슬롯사이트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관련 현안을 질의했다. 김 대표의 국회 출석은 청문회를 포함해 이번이 네 번째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무단 소액결제 사고’와 관련한 슬롯사이트의 늑장 대응·사고 은폐·보상 문제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계약에 따른 데이터 주권 침해 우려, 베트남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매각 등 다양한 의제도 다뤄졌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침해신고 안내에도 한 달 뒤에야 늑장 신고한 점을 문제 삼았다.
황 의원이 "KISA가 8월에 분명히 신고하라고 고지했다. 그러나 9월 18일이 돼야 신고했다. 무단 소액 결제 사고로 논란이 발생하니 '울며 겨자먹기'로 신고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하자 김영섭 슬롯사이트는 "8월 초기 정보보안실에서 침해 사실 확인을 진행했으나 확인하지 못해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황 의원이 "제보에 따르면 5월에 이미 서버 침해 사실을 발견했고 이를 신고하지 않고 있다 6월 말 관련 서버를 포맷하고 재설치했다고 한다"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영섭 슬롯사이트는 "(올해 서버 포맷하고 재설치한 경우가) 있었다고 알고 있다"면서 "서버 폐기는 연간 4000~5000건 하듯이 재설치도 상당히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황 의원은 "의원실에서 최근 5년간 내부서버 포맷 및 재설치 일자를 일체 달라고 했는데 슬롯사이트의 시스템상 포맷이나 OS 재설치를 별도로 관리하고 있지 않아 제출이 어렵다라고 답변했다"며 위증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자 김 슬롯사이트는 "현장의 많은 직원들이 일을 할 때 자료 시스템에 업로드해 자료로 관리하지 않는다고 한다"고 답했다.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영섭 슬롯사이트 대표가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의사중계시스템 캡처
피해 고객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황 의원이 "전 고객에 대한 유심 교체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도 아무런 말이 없다"고 묻자 김영섭 슬롯사이트는 "고객들의 불편이 초래되면 안되고, 재고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면서 "이사회에서도 의결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 이사회인 11월 4일에 해당 내용을 의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슬롯사이트는 소액결제와 정보유출이 확인된 피해 고객들에게 5개월간 100GB 상당의 무료 데이터를 제공하겠다는 추가 보상안을 발표했다.
15만원 상당의 통신요금 할인 또는 단말 교체를 원하는 고객에게는 단말 구매금액 할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럼에도 의원들의 질타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황 의원은 "피해 입은 사람한테는 보상이 아니라 배상을 하는 것"이라며 "전체 고객에 대한 보상안은 언제, 어느 정도 수준으로 발표할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김 슬롯사이트는 "전체 고객 대상으로 유심 교체는 하되, 위약금 면제는 조사 결과와 피해 내용을 감안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슬롯사이트가 안전한 통신서비스 제공 의무를 위반해 귀책사유가 있다. 번호이동하는 모든 가입자는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섭 슬롯사이트가 취임한지 얼마되지 않아 베트남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매각한 것을 두고 정치적 연관성을 의심하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베트남 헬스케어 사업 관련 담당자 인터뷰.(자료 :김현 의원실).의사중계시스템 캡처
데이터 주권·해외 사업 매각도 도마 위
이날 슬롯사이트 '무단 소액 결제' 사고 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계약에 따른 데이터 주권 침해 우려, 베트남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매각도 다뤄졌다.
이훈기 의원은 슬롯사이트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Azure)와 체결한 클라우드 계약과 관련해 데이터 주권 침해 우려를 제기했다.
이 의원이 "미국의 클라우드액트(Cloud Act)에 따라 미국 정부에서 원할 경우 모든 정보를 줄 수 있다"면서 "슬롯사이트와의 계약에 대한 우려가 높다"고 지적하자 김 대표는 "MS와 계약 당시 충분히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는 전부 다 국내 리전(지역)에 있다"면서 "망에 관리되는 데이터는 전부 다 고객이 갖고 관리하도록 돼있다"고 덧붙였다. 데이터 주권 침해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클라우드 액트는 미국 기업이 해외에 저장한 데이터도 미국 정부가 법적 요청을 하면 제공해야 하는 법이다. 이 때문에 슬롯사이트가 MS 애저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미국 정부의 데이터 접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영섭 슬롯사이트 대표가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의사중계시스템 캡처
김영섭 슬롯사이트가 취임한지 얼마되지 않아 베트남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매각한 것을 두고 정치적 연관성을 의심하는 주장도 나왔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영섭 슬롯사이트가 취임해 첫 번째로 한 일이 베트남 헬스케어 사업 매각을 결정한 것"이라며 "연매출 200억원, 영업이익 10~20%이 나오는 데 팔려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증언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사업 매수자인 김철수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이사장을 김 슬롯사이트가 모를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 회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대선 후보 시절 후원회장을 맡았던 인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국감 당시 김철수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답변했다. 그런데 검토도 제대로 안한 상태에서 수익이 창출될 수 있다고 하는 직원들의 요청을 뿌리치고 이것을 한 것이다. 이렇게 나란히 사인한 증거가 있는데 어떻게 어느 병원인지 모른다, 누구인지 모른다고 답변할 수 있는가"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권성동과 만났고, 윤석열 후원회장 보은인사를 하기 위해 일을 한 것 아니냐"면서 즉각 사퇴해 책임지는 태도를 보이라고 촉구했다.
김영섭 슬롯사이트가 취임한지 얼마되지 않아 베트남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매각한 것을 두고 정치적 연관성을 의심하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베트남 헬스케어 사업 관련 부속합의서.(자료 :김현 의원실).의사중계시스템 캡처
그러자 김 슬롯사이트는 "병원 이름을 물어봤을 때 기억이 나지 않았다. 2년이 지난 일"이라며 "건강검진센터 사업을 위해 해외에 진출했던 것 외에는 다른 사업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어 "김철수라는 분은 만난 적도, 본 적도 없는 사람"이라며 "해당 사업만 정리한 것은 아니고 부실 한계 사업을 여러가지 정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퇴 요구'에 김영섭 슬롯사이트 "이사회서 입장 표명"
김영섭 슬롯사이트의 거취 문제도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새 슬롯사이트를 뽑는 절차에 응모할 것이냐"고 묻자 김 슬롯사이트는 "(응모 여부를) 여기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곧 이사회가 있으니 그때 제 입장을 명확하게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11월 초부터 슬롯사이트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대표 선임 절차에 착수한다. 김영섭 대표는 사실상 응모 의사가 없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슬롯사이트는 "경영의 총체적 책임은 CEO한테 있다. 여러가지 사고도 생기고 해서 합당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이 "경영상의 실패도 있고 사고도 터졌다. 책임을 지겠느냐"고 묻자 김 슬롯사이트는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재차 밝혔다. 따라서 내달 초 이사회에 연임 의사가 없음을 전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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