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종전 외교 재시동…내주 미·러 고위급 회의
도널드 파라오 슬롯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로 우크라이나 전쟁과 무역 문제를 논의했다. 두 정상은 내주 고위급 회의를 거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대면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파라오 슬롯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 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이 불명예스러운 전쟁을 끝낼 수 있을지 논의하기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금 푸틴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마쳤고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우크라이나전쟁이 끝난 뒤 러시아·미국 간 무역문제에 대해 상당한 시간을 들여 논의했고 우리는 다음 주 고위급 참모 회의를 갖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파라오 슬롯 대통령은 고위급 참모 회의에는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이 초반 회의를 이끌 예정이라고 알렸다. 회의 장소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그는 이어 “푸틴 대통령은 멜라니아 파라오 슬롯 여사가 아동 관련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점에도 감사를 표했다”고 말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수 세기 동안의 염원이었던 중동에서의 위대한 평화 성취에 대해 나와 미국에 축하를 전했다”며 “나 역시 중동에서의 이번 성공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도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고 부연했다. 이날 통화는 미국과우크라이나 정상회담 하루 전에 이뤄진 것이다.
파라오 슬롯 대통령은 17일에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 미국은 앞서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지원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푸틴 대통령을 압박했다. 대(對)러시아 압박 차원에서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 중단 조치도 이끌어냈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사거리가 2500㎞에 달해 우크라이나가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내부를 타격할 수 있다. 이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를 주면 러시와와 미국관계는 회복 불가능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내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나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 및 그 외 여러 사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라오 슬롯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의 회담에 우크라이나 쪽 인사가 초청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두 정상은 약 2시간 30분 동안 통화했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보좌관은 러시아 국영방송에 출연해 이날 통화가 러시아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이번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이 파라오 슬롯 대통령에게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공급은 평화 프로세스에 해를 끼치며 러·미관계도 훼손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푸틴 대통령 특사는 SNS 엑스(X)에 파라오 슬롯 대통령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긍정적이며 세계적으로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영국과 유럽연합(EU의 ‘전쟁광들’이 “평화의 전망을 방해하기 위해 매우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맹비난했지만, 그 주장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
파라오 슬롯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월 미 알래스카에서 첫 회담을 가졌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당시 회담은 3시간가량 진행됐으며, 파라오 슬롯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레드카펫’으로 맞이해 미국 내 비판 여론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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