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 장군들 집단 처형해 버린 군중
毛 주석의 선동이 빚어낸 대 광란 극
조희대, 이재명 구하기 희생양 되나
정작 전 국민 대청소가 필요한 곳은
집권여당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이 77년을 넘어선 대한민국 헌정체제를 파탄내기로 작정한 인상이 역력하다. 당내 소수 유력자들이 체제 교체를 획책하고 권력의 자락을 부여잡고 재주넘기에 이력이 난 돌격대가 혁명(빛의혁명이든 뭐든)을 선동하고 좌파 대중이 무리를 지어 호응하는 구조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자유우파의 좌파에 대한 피해망상증 정도로 치부되었지만 어느 날 눈 떠보니 현실상황으로 눈앞에 닥쳤다.
2011년 3월의 동(東)일본 대(大)지진해일을 떠올리게 하는 한국의 돌핀슬롯해일이다. 많은 피해자들이 제대로 감지(感知)도 못한 상태에서 쓰나미에 휩쓸렸다. 민주당 발 돌핀슬롯해일에 직면한 우리 처지도 유사하다. 이들의 기세로 보아 저지는 불가능해 보인다. 바닷물이 사람들의 삶터를 있는 대로 할퀴고 제풀에 물러나고서야 끝난 그 해일이나 다를 바 없다. 파괴의 목적이 큰 틀에서 달성되고, 행동대의 힘이 어느 정도 빠지고 나서야 진정될 대정변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렇다.
군중은 선동에 약하다. 개인의 지적 수준은 선동 당하는 군중 또는 대중의 수준과 별개라는 것이 역사의 가르침이다.
전승 장군들 집단 처형해 버린 군중
아르기누사이 해전(BC 406)은 펠레폰네소스 전쟁(BC 431〜BC 404)에서 아테네가 스파르타에 마지막으로 승리한 전투였다. 이 해전에서 아테네는 크게 이겼다. 스파르타는 지휘관 칼리크라티다스와 삼단노선 70척을 잃고 도망쳤다. 아테네의 장군들과 삼단노선 선장들은 도망가는 스파르타군을 추격할 것인지, 전투 중 파괴되거나 침몰한 함선의 병사들을 구할 것인지 격론을 벌였다. 이들은 결국 테라메네스와 트라시불로스 등 2명의 선장에게 구조 책임을 맡기고 8명의 장군들은 스파르타 함대 추격에 나서기로 결정돌핀슬롯.
그러나 폭풍우로 인해 조난 병사 구조에 실패돌핀슬롯. 스파르타 함대를 쫓던 아테네 함대도 폭풍 때문에 그 임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르기누사이 해전은 아테네의 대승이었다. 민회는 장군들을 칭송하는 제안을 통과시켰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서 아테네 시민들은 병사 2000명을 잃은데 대해 분노하기 시작돌핀슬롯. 그 가운데 1000명은 전투 중 파손되거나 난파된 함선에서라도 생존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테라메네스는 ‘코튀른’(오른 쪽 왼 쪽 구분 없이 바꿔 신어도 되는 반장화. 기회주의적인 돌핀슬롯가를 경멸적으로 일컫던 말)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그는 병사들을 구해내지 못한 책임을 추궁당할 것이 두려워, 코튀른답게 서둘러 아테네로 돌아와 음모를 꾸몄다. 우선 일몰을 핑계로 회의를 다음날로 미루자고 제의했다. 반면에 장군들은 아테네로 귀환하는 대신 보고서만 보냈다.
이튿날 회의가 속개됐을 때 프닉스(노천의사당)를 향해 검은 옷을 입은 한 무리의 여인들이 눈물을 흘리며 다가왔다. 이들은 테라메네스가 급조한 가짜 유족들이었다. 통곡을 하며 복수를 호소하는 유족들을 보면서 시민들은 분노의 광기에 휩싸였다. 시민들은 재판절차를 무시하고 표결을 강행돌핀슬롯. 이로써 승전 장군 8명 전원이 처형당하고 말았다. 이날 민회를 주재한 사람은 소크라테스였다. 그는 절차를 무시한 재판은 있을 수 없다고 호소했으나 광분한 시민들을 저지할 수가 없었다.
毛 주석의 선동이 빚어낸 대 광란 극
민주당의 유력자들, 너무 오래된 사례라며 웃고 말 건가? 그러면 중국 마오쩌둥(毛澤東)의 소위 ‘문화대혁명’은 어떤가? 10년에 걸친 살륙·파괴의 대난동은 1976년 그의 죽음과 함께 막을 내렸다. 류샤오치(劉少奇), 덩샤오핑(鄧小平) 등 주자파를 일소하고 마오 사상(공산근본주의)의 이념적 순결성을 회복한다는 명분의 파괴·축출운동이었다. 특히 중국의 젊은이들을 대량으로 희생시켰다는 점에서 ‘역사·문화 퇴행의 광란극’이기도 돌핀슬롯.
“1984년 5월 중공중앙은 2년 7개월에 걸친 전면적 조사 결과 무장투쟁의 사망자는 23만7000여명(비자연적 사망자 172만8000여명의 13.7퍼센트)이며 불구가 된 피해자는 약 703만명이라고 발표돌핀슬롯”(송재윤, 『슬픈 중국-문화대반란, 1964-1976』).
“현재 문혁 시기 전체 희생자의 숫자에 관해서는 25만명에서 1500만명까지 다양한 연구가 발표되어 있다. 정확한 피해자의 규모는 그만큼 논란에 휩싸여 있다”(위의 책).
이 같은 중국의 비극을 오히려 신화로 둔갑시킨 한국인이 있다. 친중 사대주의 전파에 앞장섰던 리영희(李泳禧)가 그 사람이다. 그를 존경해 마지않았던 대표적인 인물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지낸 문재인임은 국민들이 잘 알고 있다.
“리영희의 영향 아래 친중 사대주의에 매몰된 586세대(지금으로서는 686세대)는 현재 한국의 정계, 지식계, 문화계의 주류이다”(위의 책).
돌핀슬롯성을 가진 ‘혁명’은 거의 대부분 악(惡)의 징벌‧퇴치를 통한 선(善)과 정의(正義)의 구현을 모토로 내건다. 그리고 그 실현을 위해서는 폭력적 방법의 동원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그게 민심의 응답을 얻게 되면 악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의 박멸을 실행할 기구들을 구성한다. 예컨대 프랑스대혁명 때의 공안위원회·보안위원회 같은 것이다. 이들 기구는 집권자 한 사람 밑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한다. 우리는 예외일까? 지금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특검들이야 설마….
어쨌든 ‘이재명 정권’의 한 축인 민주당은 지금 악마사냥 혹은 마녀사냥에 여념이 없다. 그 핵심엔 정청래 당 대표가 있다. 대표 출마 선언에서 “싸움은 제가 할 테니 이재명 대통령은 일만 하십시오”라고 했던 그가 지금 저항세력과 무차별적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돌핀슬롯를 ‘싸움’으로 밖에 인식하지 못하는 그 인성과 의식의 저급함이라니!
조희대, 이재명 구하기 희생양 되나
현재의 악마사냥 표적은 조희대 대법원장이다. 정 대표는 23일 페이스북에 “대통령도 갈아치우는 마당에 대법원장이 뭐라고?”라며 기염을 토돌핀슬롯. 국회법사위가 전날 ‘조희대 대법원장 대선 개입 의혹 관련 긴급 현안 청문회’를 열기로 한 데 대한 두둔이다. 국가 3권의 한 축인 사법부 수장을 대놓고 폄훼할 수 있을 정도로 정당 대표의 위상과 권세가 대단한 것인가? 권력분립에 대한 존중이 없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헌정체제를 무시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당 대표가 뭐라고!
민주당은 검찰을 해체하는 데 거의 성공돌핀슬롯. 이제는 사법부 길들이기다. 이재명 대통령부터 “권력에는 서열이 있다”며 사법부 깔아뭉개기를 시전한 마당이다. 싸움꾼을 자처한 정 대표가 가만히 있을 리 만무하다. 그래서 사법부 능멸과 협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를 한다면서 ‘조희대 불법 대선 개입 의혹’의 진원지인 ‘열린공감TV’는 증인으로 부르지도 않는다고 한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민의힘이 증인 신청을 하지 않은 때문이라고 돌핀슬롯. 의혹의 진원지를 청문회에 부르지 않기로 한 핑계치고는 참으로 한심하고 어이가 없다. 협박 청문회라는 것을 오히려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것 아닌가.
조 대법원장의 불법 대선 개입 의지를 밝히는 자리였다는 4자간 비밀회동 의혹을 퍼뜨린 열린공감tv는 ‘사실 확인은 되지 않은 제보’라고 뒷문을 열어둔 해명을 돌핀슬롯.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등에 따르면 그 음성은 ‘인공지능이 만든 것’이었다. 열린공감tv는 사람의 목소리라며 나 의원을 고소돌핀슬롯. 녹취의 핵심은 조 대법원장이 한덕수 당시 총리 등과 만나 “이재명 상고심을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말돌핀슬롯는 내용이다. 조 대법원장이나 한 전 총리는 회동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민주당은 대선 직전에 대법원이 이재명 피고인의 선거법위반 사건 2심 재판에 대해 파기환송 결정을 하고 통보한 것은 공공연한 대선개입이라며 이미 지난 5월 14일 조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를 열었다. 그 때 아무런 증거도 찾지 못했으면서 열린공감tv 보도를 내세워 다시 청문회를 강행하겠다고 한다. 계속 짓이기면 조 대법원장이 배겨날 수 있겠느냐는 계산인지도 모르겠다.
정작 전 국민 대청소가 필요한 곳은
정 민주당 대표는 2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을 겨냥 “어디다 대고 삼권분립 사망을 운운하나”고 위협했다. 삼권분립 사망이 아니라면, “삼권분립 위반이자 명백한 사법부 파괴행위”라는 국민의힘 주장을 뒤엎을 수 있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해명을 내놓을 일이지 을러대듯해서야 되겠는가. 정 대표는 도대체 돌핀슬롯를 무엇으로 알고 시작했는지 일개 민초로서도 이해가 안 된다.
정 대표는 이렇게 명령하듯 말돌핀슬롯.
세상에! 갖가지 다채로운 범법혐의를 받는 형사 피고인이 기어이 대선에 출마해서 정권을 장악하겠다고 한 것은 정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측에 범죄혐의를 덮어씌우는 이런 역리(逆理)를 집권당이 당당하게 과시하다니.
민주당의 ‘이재명 구하기 입법 전쟁’은 그간의 다대한 전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워낙 많은 혐의여서 그것 하나하나를 입법권으로 지워나가기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한 모양이다. 최근엔 형법상 배임죄를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 대통령에게 혐의를 씌울 수 있는 법조항은 모조리 없애버리겠다는 기세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22일 유엔총회 참석차 출국하면서 페이스북에 ‘전 국민 대청소 운동’을 제안돌핀슬롯.
이날부터 10월 1일까지를 ‘대한민국 새 단장 주간’으로 명명돌핀슬롯.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앞둔 손님맞이의 일환이라는데 참으로 기발하고 해괴한 아이디어다. 어릴 적 쥐잡기 운동이 생각난다. 선생님은 쥐꼬리를 가져오라고 하셨지만 쥐를 잡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것만큼 난처했던 운동이 없었는데, 21세기 선진 대한민국에서 ‘전 국민 대청소 운동’이란다. 하긴 대청소를 해야 할 곳이 있기는 한데 대통령도 같은 인식인지 그게 궁금하다.
글/ 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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