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통해 샤넬백 등 건네고 교단 현안 청탁
이날 출석 사전 조율된 일정 아니나 조사 진행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7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세 번의 소환 불응 만에 자진 출석하고 있다. ⓒ슬롯사이트 홍금표 기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소환 통보를 세 차례나 불응했던 한학자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자진 출석했다. 한 총재는 정부와 정치권에 금품을 건네고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총재는 이날 오전 9시46분께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슬롯팀 사무실에 출석했다.
한 총재는 슬롯팀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아온 것에 대해 "수술 받고 아파서 그랬다"고 말했다. 그는 "권성동 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한 게 맞나", "김 여사에게 목걸이와 가방을 전달하라고 지시했나" 등 취재진 질문에는 "나중에 들으세요"라며 즉답을 피했다.
한 총재는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과 관련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30일 구속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2022년 4월∼8월쯤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고가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그가 청탁한 내용은 ▲국제연합(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YTN 인수 ▲교육부장관 통일교 행사 참석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으로 알려졌다.
슬롯팀은 윤 전 본부장 공소장에 윤 전 본부장의 청탁과 금품 전달 행위 뒤에 한 총재의 승인이 있었다고 적시했다. 통일교의 각종 대규모 프로젝트와 행사에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윤 전 본부장과 공모했다는 내용도 담았다.
한 총재는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도 받는다.
슬롯팀은 이러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한 총재에게 지난 8일과 11일, 15일 출석을 요구했으나 한 총재 측은 심장 시술에 따른 건강상 문제를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한 총재는 지난 3일 서울아산병원 특실에 입원해 다음 날인 4일 심장 관련 시술을 받았다. 한 총재 측은 심장 시술 이후 산소포화도가 정상 범위를 밑도는 등 건강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번 출석은 슬롯팀과 사전 조율된 일정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슬롯팀이 한 총재가 실제로 출석한다면 필요한 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이날 조사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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