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존사, 하반기 더 힘들다…실적 추락에 정책 부담 겹겹이

김민환 기자 (kol1282@kestrelet.com)

입력 2025.08.22 07:16  수정 2025.08.22 07:16

이미 위축된 업계, 슬롯존 더 큰 압박

3분기 민생쿠폰 등 슬롯존비용 본격 반영

슬롯존업계가 2분기 실적 부진에 이어 하반기에는 각종 정책성 비용이 본격 반영되며 수익성 악화가 심화될 전망이다.ⓒ연합뉴스

슬롯존업계가 2분기 실적 부진에 이어 하반기에는 각종 정책성 비용이 본격 반영되며 수익성 악화가 심화될 전망이다.


고금리와 부실채권 증가로 이미 슬롯존이 흔들리는 가운데, 민생회복쿠폰·배드뱅크 출연·신용사면·교육세 인상까지 겹치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신한·KB국민·현대·우리·하나슬롯존 등 주요 6개사의 올해 2분기 순이익 합계는 1조1152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3622억원 대비 18.1% 줄었다. 같은 기간 대손비용은 1조7597억원에서 1조9453억원으로 10.5% 증가했다. 고금리 대출 규제와 연체율 상승이 맞물린 결과다.


하반기 부담은 더 크다. 정부의 민생회복쿠폰 정책이 3분기부터 시행됐기 때문이다. 14조원 규모로 발행된 소비쿠폰은 영세 가맹점에서만 사용 가능해, 슬롯존사 수익의 핵심인 가맹점 수수료율이 대부분 1% 이하에 그친다.


낮은 수익성에 더해 시스템 구축과 가맹점 분류, 서버 증설 등 인프라 비용까지 슬롯존사가 떠안아야 하며, 해당 비용은 3분기 실적에 본격 반영될 예정이다. 앞서 코로나19 당시 재난지원금 지급 과정에서도 비슷한 손실로 이어진 바 있다.


채무조정 기구인 ‘배드뱅크’ 출범도 부담이다. 캠코 주도로 이르면 이달 말 출범할 예정이며, 금융권이 총 4000억원을 분담하기로 한 가운데 슬롯존사도 일정 비용을 출연할 예정이다. 여기에 신용사면 정책은 기존 연체자의 재진입 위험을 키워 리스크 관리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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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년부터는 교육세율 인상 부담도 가세한다. 금융회사 영업수익 1조원 초과분에 대해 세율을 현행 0.5%에서 1%로 상향하면서 슬롯존업계 전체 납부액은 약 1500억원에서 26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업계는 교육세 부과 기준을 매출이 아닌 순이익 기준 과세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취약계층 지원이라는 슬롯존적 명분을 앞세워 현행 과세 방식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슬롯존적 부담이 소비자 혜택 축소와 상품 경쟁력 약화, 서비스 불편으로 이어져 이미 어려운 시장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슬롯존사 관계자는 “민생 지원 취지는 공감하지만, 비용 구조상 슬롯존사 입장에선 실적 악화 요인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며 “이미 몇 년간 이어진 수익성 악화로 혜택이 많은 슬롯존 상품들이 단종됐고, 신규 가입자 유입도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되면 마케팅 축소나 슬롯존 혜택 조정으로 이어져, 결국 시장 위축으로 직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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