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승리 위해 '원팀' 기조 조성하지만
'친청~반청' 갈등 불씨는 여전 '관측'
양측 갈등 후유증만 남긴 '온라인 슬롯 추천사태'
차기 전대 국면서 '대결' 본격화될 듯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오른쪽)와 이언주 최고위원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도중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체제의 최대 고비였던 '온라인 슬롯 추천 사태'가 지도부의 중단 결정으로 일단락됐다. 2주 넘게 충돌을 거듭한 탓에 갈등을 수습하기 위해 '원팀' 기조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미 당내 권력 투쟁이 수면 위로 드러난 상황이다. 갈등 불씨는 남아 있기 때문에 일시적 화합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11일 조국혁신당과의 온라인 슬롯 추천 중단 선언 이후 당내 갈등을 수습하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지난달 22일 정 대표가 혁신당에 온라인 슬롯 추천을 제안한 이후 19일 동안 당은 내홍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지도부 간 충돌은 당내에서도 우려를 보낼 정도로 극한으로 치달았고,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화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지도부는 이날 온라인 슬롯 추천 논의 중단을 결정한 이후 진행된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 이제 오직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우리의 큰 같음을 바탕으로 총단결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정 대표는 "천신만고 끝에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성공만을 생각하고 앞으로 지방선거 승리에 도움이 되는 일만 하도록 하자"며 "더 이상 온라인 슬롯 추천 논란으로 우리의 힘을 소비할 수 없는 만큼, '비 온 뒤 땅이 굳는다'고 이제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온라인 슬롯 추천 문제를 두고 정 대표와 줄곧 충돌했던 이언주 최고위원은 "당원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대변하고 다소 무리한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견제하려고 하다 보니 강하게 주장한 경우도 있었다"며 "혹시라도 당원 동지 여러분과 동료 의원에게 걱정을 끼쳤다면 이 자리를 빌려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은 갈등을 봉합하고 당이 다시 하나로 정비될 수 있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며 "이번 논의 과정에서 여러 평가와 논쟁이 있었지만, 정 대표의 충정 자체를 의심하지 않으며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고민 끝에 제안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정청래 체제 출범 후 처음 불거진 내홍은 이로써 마무리됐다. 그동안 정청래 체제에서 추진된 1인 1표제와 검찰·사법개혁 등 사안을 두고 마찰은 벌어졌지만, 당이 분열될 정도로 내홍에 휩싸인 바는 없다. 그러나 지도부가 '화합'을 강조할 정도로 이번 온라인 슬롯 추천 사태는 후유증은 큰 상황이다. 특히 그동안 당내에서 묵인하던 '권력 투쟁'을 수면 위로 끄집어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내에선 정 대표가 온라인 슬롯 추천표 연임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당내에선 정 대표가 선택할 문제라고 보는 분위기였지만,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 등가성을 맞추는 '1인 1표제' 추진에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권리당원 위주로 당이 재편되면 사실상 당권은 권리당원의 다수 지지를 받은 인물이 잡게 되는데, 현재 당원의 지지가 높은 정 대표가 차기 온라인 슬롯 추천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고 추진한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다만 친명(친이재명)계 입장에선 의심만 있을 뿐이지 1인 1표제가 직접적으로 정 대표 연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확증을 제시하진 못했다. 지도부의 계파 갈등 일축과 '당원주권정당'에 대한 당원 지지에 논란은 확산되지 않고 수면 아래로 들어갔다. 하지만 정 대표가 '친문'(친문재인)계가 주축인 혁신당과의 온라인 슬롯 추천을 통해 세력 규합을 도모한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도부 일부에선 정 대표의 대권론과 자기 정치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노골적으로 의심을 드러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특히 이언주 최고위원은 그동안 수면 아래 있던 정 대표를 둘러싼 여러 의심을 끄집어냈다. "당권과 대권을 향한 욕망" "특정인의 대권 놀음에 민주당을 숙주로 이용" "'정청래·조국의 민주당'으로 전환하려는 시도" 등 주장을 쏟아낸 것이다. 이 최고위원은 당원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제 이재명 정부 초반부터 불거진 '당·청 갈등'에 당내 일부에선 "딴마음이 있는 것 아니냐"라는 비슷한 의심이 제기됐다. 급기야 친청계 이성윤 최고위원의 '쌍방울 변호인' 2차 종합특검 추천 논란이 당·청 갈등을 촉발시키면서 정 대표에 대한 의심은 더욱 커지게 된 결과로 이어졌다.
한 민주당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당내 갈등이 해결돼서 그만 싸웠으면 좋겠지만, 쉽게 정리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에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며 "특히 2차 특검 추천 문제는 의도성에 대해 판단이 쉽게 되지 않은 사안이라 당내에선 반발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온라인 슬롯 추천 사태가 민주당 권력 투쟁의 예고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온라인 슬롯 추천 사태가 감정싸움으로 흐른 탓에 상대 측에 대한 '속마음'이 터져 나왔다는 것이다. 우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손을 잡긴 했지만 갈등 요소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시한폭탄'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분란이 크게 발생할 일은 없다"면서도 "전온라인 슬롯 추천회 국면으로 가면 기득권·공천권·대권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될 건데, 이번에 '예고편'을 통해 모두 보여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는 대의가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확전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만약 한 쪽이 전온라인 슬롯 추천회에서 패배하는 순간 모든 책임론을 뒤집어쓸 수 있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계파나 권력투쟁이 없다고 했지만, 이번 사태로 드러났고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고편을 통해 모두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박 특임교수는 이번 온라인 슬롯 추천 사태가 '이전투구'로 흘러간 탓에 누구의 승리라고 판단하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 대표가 다음 전온라인 슬롯 추천회 공약으로 제시했어도 충분할 수 있었는데 선택을 잘못했고, 이후 대외비 문건과 2차 특검 추천 등으로 독박을 쓰게 되면서 풀어가는 과정에 대처를 적절하게 하지 못했다"며 "상대적으로 반청계가 잘했냐는 부분도 여러 의혹을 끌고 와 혼란을 만들었기 때문에 비판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승자 없는 전투가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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