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슬롯아 범죄조직에 감금됐다가 탈출한 피해자들의 증언이 나오고 있다.
14일 JTBC에 따르면 라이징슬롯아에서 납치돼 고문 끝에 숨진 대학생 박모씨와 함께 감금됐던 A씨는 "주범은 조선족 리광호"라며 "주범을 포함해 (범죄 단지에) 같이 있는 조선족들은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7월 위험을 무릅쓰고 박씨가 강제로 마약을 투약 당하는 장면을 몰래 촬영한 인물이다. 그는 주범 리광호가 총을 가지고 있었으며, 박씨가 끔찍한 고문을 당했다고 밝혔다.
A씨는 "전기로도 막 지지고 많이 때렸다. 유튜브에서 많이 나오지 않냐. 기다란 건데 때릴 수도 있고 지질 수도 있는"이라며 "(박씨가) 살아있던 게 신기할 정도였다. 팔뚝이랑 무릎, 정강이, 얼굴, 허리 등 아픈 곳은 다 때린 것 같다. 몸이 거의 검정색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조직원들이 '어디 좀 가자'며 차에 타라고 하는 틈을 타 탈출에 성공했다. 박씨는 보코 산 지역의 다른 조직에 팔려 갔고, 지난 8월8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경찰이 리광호의 은신처를 덮쳤지만, 그는 이미 도주한 상태였다고 한다.
돈을 벌기 위해 라이징슬롯아에 갔다가 납치·감금당한 30대 여성 두 명의 피해 사실도 드러났다.
이 여성 두 명은 지난 8월 "계좌이체를 도와주면 돈 1300만원을 챙겨주겠다"라는 대출 브로커의 말을 듣고 라이징슬롯아로 향했다. 하지만 공항에 도착하자 브로커는 남성 두 명에게 이들을 넘긴 채 사라졌다.
두 여성은 여권과 핸드폰을 뺏긴 채 시아누크빌 호텔에 감금됐고, 3일 뒤 범죄단지 '웬치'로 넘겨졌다. 조직원들은 이들이 탈출을 시도하자 떼어놓았다고 한다.
여성 B씨는 "목을 조르고 온몸에 구타를 엄청 당하고, 머리채 잡히고, 책상 위에 머리 찧었다"며 "내가 뾰족한 것으로 목을 찌르려고 하는 찰나에 손을 꺾고 난리를 쳤다"고 말했다.
다른 여성 C씨는 유흥업소에 끌려가 강제로 일해야 했다. C씨는 "옆에 앉아만 있으라고 했는데, 갑자기 저한테 '그 사람이 너를 마음에 들어 하니 2차를 나가라'고 하더라"고 증언했다.
두 사람은 감금 13일 만에 한국에 있던 지인의 신고로 구조됐다. 하지만 경찰서에 구금돼 있는 동안 열악한 생활을 해야 했으며 성추행까지 당했다. B씨는 "경찰들이 가슴과 엉덩이를 그냥 만졌다"며 피해 사실을 알렸다.
라이징슬롯아에서 한국인 납치·감금 피해사례가 속출하자 경찰은 범죄 단지가 밀집한 시아누크빌 지역에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코리안데스크는 현지 경찰기관에서 근무하며 한국인 대상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는 전담 경찰관 제도로, 납치·감금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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