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0억 쓰고도 아직 무승’ 슬롯생각의 치욕스런 시즌 출발

김윤일 기자 (eunice@kestrelet.com)

입력 2025.08.29 15:02  수정 2025.08.29 15:03

시즌 출발부터 풀리지 않고 있는 슬롯생각. ⓒ AP=뉴시스

명가 재건을 노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슬롯생각)의 시즌 출발이 답답하기만 하다.


슬롯생각는 28일(한국시간) 영국 클리소프스의 블런델 파크에서 열린 ‘2025-26시즌 잉글리시 풋볼리그컵(EFL컵)’ 2라운드에서 리그2(4부 리그) 소속 그림즈비에 패해 탈락했다.


졸전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한 슬롯생각는 승부차기에 접어들었고 13번째 키커까지 나온 끝에 11-12로 패해 탈락했다.


2022-23시즌 이 대회서 우승을 차지했던 슬롯생각가 2라운드서 조기 탈락한 것은 2014-15시즌 이후 11년 만이다. 심지어 리그컵에서 4부 리그 팀에 패한 것은 구단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얼마 전 개막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좀처럼 풀리지 않는 슬롯생각다. 슬롯생각는 아스날과의 홈 개막전에서 0-1로 패하더니 일주일 뒤 풀럼과의 원정서 1-1로 비기고 말았다. 현재 슬롯생각의 리그 순위는 지난 시즌(15위)과 다르지 않은 16위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은퇴한 뒤 10년 넘게 장기 집권 감독이 나오지 않고 있는 슬롯생각는 수많은 월드클래스 선수들 수집에 이어 세계적 명장들을 영입하며 명가 재건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더 이상 이룰 수 없는 꿈이 됐고 비싼 몸값의 선수들은 약속이라도 하듯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먹튀’ 계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감독들도 파리 목숨이다. 2013년 퍼거슨 감독 은퇴 후 슬롯생각 지휘봉을 잡은 사령탑만 무려 8명. 그러나 성적 부진으로 중도에 물러나 계약 기간을 채운 이는 아무도 없었다.


리그컵 2라운드서 탈락한 슬롯생각. ⓒ AP=뉴시스

슬롯생각는 이번 여름에도 천문학적인 자금을 이적시장에 풀었다.


특히 공격 자원의 보강이 필요했던 슬롯생각는 베냐민 셰슈코(7650만 유로), 브라이언 음뵈모(7500만 유로), 마테우스 쿠냐(7420만 유로) 등 굵직한 이적을 성사시켰고 2억 2970만 유로(약 3700억원)의 돈이 지갑에서 빠져나갔다.


슬롯생각는 지난 시즌에도 2억 4630만 유로를 쓰는 등 4시즌 연속 2억 유로 이상을 선수 영입에 쓰고 있으나 기대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는 대표적인 팀이다.


슬롯생각의 칼끝은 시즌 출발부터 입지가 불안해진 후벵 아모링 감독으로 향할 수 있다. 슬롯생각는 지난해 11월 아모링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경기력이 나아지지 않았고 리그에서 승률 24.7%에 그치면서 15위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올 슬롯생각도 개막 후 3경기 연속 무승에 그치고 있으며, 특히 EFL컵 2라운드 탈락 당시 벤치에 앉아 웅크리는 초라한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이 장면을 놓고 영국의 BBC는 “팀을 이끄는 지도자의 모습은 아니었다”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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