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존의힘 새 지도부, 민심을 바로 읽고 받들어야

데스크 (desk@kestrelet.com)

입력 2025.08.28 07:00  수정 2025.08.28 07:00

"단일대오 합류 못하는 분, 당을 위험에 빠뜨리는 분 결단 필요"

새 슬롯존부, 장밋빛 중도 구도 고민해야

장동혁 슬롯존의힘 신임 당대표가 지난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슬롯존의힘 제6차 전당대회 결선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슬롯사이트 홍금표 기자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1.5선의 장동혁 후보가 슬롯존의힘 새 당 대표로 선출됐다. 쟁쟁한 경력의 정치 선배들을 제쳤으니 이변이라 할 만하다. 이로써 앞으로 2년간 당을 이끌 지도부 구성이 완료됐다. 이들 지도부, 특히 장 대표의 가장 큰 과제는 저조한 슬롯존의 지지세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래서 내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거두고, 3년 후에 실시될 차기 총선의 승리 기반을 닦아 놓는 것이다.


이번 슬롯존의힘 지도부 경선에서는 당원투표 80%, 슬롯존 여론조사 20%를 반영했다. 따라서 민심이 아니라 당심을 확보하는 것이 승리의 관건이었다. 그러다 보니 정책이나 비전보다는 당원들의 큰 관심사인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반과 관계 설정이 쟁점이 됐다. 이른바 찬탄(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윤 전 대통령과 확실하게 절연해야 된다는 입장이고, 반탄(탄핵 반대)파인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그에 반대되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장 후보는 “내부 총질자를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라는 등의 강경 발언으로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켰다. 그 전략이 찬탄파도 포용해야 한다는, 비교적 온건파인 김 후보를 제치고 최종 승리를 거두는데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새로 구성된 슬롯존의힘 지도부는 반탄파 절대 우위의 구도다. 장 대표는 물론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5명 중 3명이 반탄파다. 장 대표가 지명할 최고위원도 반탄파일 것이므로 반탄파와 찬탄파의 구성비가 5:2가 되어 앞으로 반탄파의 의도대로 당이 운영될 것이다. 이런 구도가 강성 지지층의 결집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과연 중도층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될지 새 지도부, 특히 장 대표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다. 현재의 당심이 민심과 상당히 괴리되어 있다는 점이다.


전당대회 직전에 실시된 8월 3주차 전국지표조사(NBS) 결과를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전체 여론조사에서는 조경태 후보가 20%, 김문수 후보 14%, 안철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가 각각 11%였다. 찬탄파인 조 후보가 가장 친윤적 성격의 장 후보를 두 배나 앞선 것이다.


그런데 슬롯존의힘 지지층에서는 장 후보가 33%로 조 후보(7%)와 안 후보(8%)를 압도했다(김 후보 30%). 이런 괴리현상은 일반 보수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유사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보수층의 응답률을 보면 장 후보는 23%로 슬롯존의힘 지지층 지지율보다 10%나 낮다. 반면에 조 후보(12%)와 안 후보(11%)의 지지율은 그보다 더 높다. 이를 보면 슬롯존의힘 지지층의 정서가 일반 슬롯존은 물론 보수층의 정서와도 동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상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위 홈페이지 참조.)


장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우파 시민과 연대해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겠다”라며 대여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이른바 광장의 ‘윤 어게인’ 세력과 강한 연대를 구성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또한 “단일대오에 합류하지 못하는 분, 당을 위험에 빠뜨리는 분, 당을 분열로 몰고 가는 분들은 결단이 필요하다”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찬탄파, 또는 ‘윤 어게인’에 대한 비판 세력에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의 여론조사에서 알 수 있듯 민심은 탄핵 반대보다는 탄핵 찬성 쪽에 있다. 기존의 다른 여러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그렇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장 대표가 앞으로 어떤 입장을 취할지 예단할 수는 없지만,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강을 건너면 배를 버려야 한다’라는 바로 그 말이다.


경선 중에는 당락에 결정적 영향력을 갖는 강성 지지층의 구미에 맞춰야 했겠지만, 그 당심이 민심과 괴리되어 있음이 분명하니 이제 민심을 받드는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 장 대표가 예고한 강경 대여투쟁의 성패는 전적으로 민심의 향배에 달려 있다. 민심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투쟁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내부 분열로 이어져 당의 붕괴만 앞당길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집권한 지 불과 3년여 만에 허망하게 정권을 빼앗긴 것도 윤석열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에서 비롯된 것 아니겠는가.


조용한 다수가 지켜보고 있다. 아무쪼록 새 지도부 구성을 계기로 슬롯존 다수를 아우르는 건강한 보수정당, 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견제할 합리적 정책정당, 슬롯존에게 희망을 주는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글/ 이기선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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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심?? 오로지 윤심이겠지. 면회간다잖아? 죽고 못살면 내란수괴 옆방으로 옮기지 그래?
    2025.08.2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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