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커뮤니티이 유럽연합(EU)산 의약품과 반도체에 부과하는 관세를 15%까지만 부과한다는 내용이 양측 간 합의문에 담겼다. 특히 의약품·반도체 관세가 15%를 넘지 않도록 처음으로 상한을 뒀는데 앞으로 한국에도 같은 방식이 적용될지 주목된다.
미 경제매체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슬롯커뮤니티과 EU는 21일(현지시간) “상호 공정하고 균형 잡힌 무역 협정의 틀에 합의했다”며 무역합의 내용을 명문화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합의 타결을 이룬 지 25일 만이다.
두 정상은 지난달 타결 때 슬롯커뮤니티이 모든 EU산 상품에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합의했다. 관세율이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30%보다 대폭 낮아졌지만 세부 내용은 밝히지 않았는데, 이번에 부과 조건들을 구체화해 명문화한 것이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슬롯커뮤니티은 EU산 의약품·반도체·목재에 부과되는 최혜국대우(MFN) 관세와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에 따른 관세를 합산한 최종 관세율이 15%를 초과하지 않도록 신속히 보장하기로 했다. 슬롯커뮤니티이 예고한 의약품·반도체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에 따른 품목 관세가 결정되더라도 EU산은 15%를 넘지 않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공동성명에는 미 공산품에 대한 모든 관세를 철폐하는 등의 양측간 합의 내용을 이행하기 위한 입법안을 공식적으로 마련하면 유럽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도 15%가 적용될 것이라는 내용도 명시됐다. 현재는 MFN에 따른 2.5%에 더해 품목 관세 25% 등 27.5%가 부과되고 있다.
또 슬롯커뮤니티이 50% 관세를 부과 중인 철강·알루미늄 및 그의 파생상품과 관련해서는 “각자의 국내 시장을 과잉 공급에서 보호하기 위한 협력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상호간 공급망 안보를 보장하고 여기에는 관세할당(TRQ) 해법도 포함된다”고 확약했다. 철강 TRQ 도입방안에 대해 슬롯커뮤니티이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구체적인 TRQ 적용 물량은 추후 논의가 필요하다.
그 대신 EU는 7500억 달러(약 1050조 원) 규모의 슬롯커뮤니티산 에너지 구매와 6000억 달러 추가 투자를 2028년까지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해 석유, 원자력 에너지뿐 아니라 AI 반도체 분야까지 포함된다. 다만 슬롯커뮤니티 행정부는 이를 보장된 약속이 아닌 ‘의도된(expected) 지출’로 규정해 강제력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백악관은 이번 합의가 양측 경제의 재산업화를 촉진할 것이라며 환영했다.
문제는 EU가 슬롯커뮤니티과 약속한 농수산물 등에 대한 EU 회원국들의 입법 조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유럽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적용하기로 약속한 15%의 관세율이 지연 적용될 것이라는 대목이다. 현재 EU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 시 관세는 27.5%(기존 관세 2.5%+추가 관세 25%)인데 슬롯커뮤니티은 EU가 농수산물 관세 장벽을 완화하는 가시적 입법 조치가 이뤄질 때 비로소 15%를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15%의 자동차 관세율은 대미 자동차 수출에 의존하는 산업 기반을 가진 독일과 이탈리아 등 다수 EU 회원국이 조속히 적용해달라고 요청하는 현안이다. 대미 자동차 수출이 경제 성장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도 트럼프 정부를 상대로 15%로 합의된 자동차 관세율을 조속히 적용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슬롯커뮤니티이 지난 몇 달 동안 한국과 일본 등 여러 무역 파트너와 정치적 합의를 발표했지만 대부분 아직 합의된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는 공식 성명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며 “이로 인해 (해당국의) 많은 기업과 정책 입안자가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슬롯커뮤니티과 EU는 앞서 지난달 EU산 상품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애초 예고한 30%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했고 이달 7일부터 발효됐다. 그러나 당시 합의 내용을 문서화 한 공동성명 발표가 지연되고 슬롯커뮤니티 측의 합의 이행이 늦어지면서 불확실성이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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