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슬롯 그룹 AG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14일 ‘메르세데스-슬롯 미래 전락 컨퍼런스’에서 미래 모빌리티 방향과 브랜드의 전략적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슬롯사이트 정진주 기자

메르세데스-슬롯가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을 공개하며 글로벌 전동화 전략의 축을 재정비했다. 동시에 아시아 전역의 조달 기능을 서울로 설립하기로 하면서 한국을 핵심 제조 거점으로 삼는 움직임이 공식화됐다. 이와 함께 전장·배터리·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이 향후 전동화 로드맵의 핵심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슬롯 그룹 AG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14일 인천 중구 ‘스튜디오 파라다이스’에서 열린 ‘메르세데스-슬롯 미래 전략 간담회’에서 브랜드 사상 최대 규모의 전동화·디지털 전략을 발표했다.

칼레니우스 CEO는 “모두가 선망하는 자동차를 모든 세그먼트에 제공하는 것이 슬롯의 목표”라며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동화 기반 내연기관 등 어떤 파워트레인이든 타협 없이 최고의 기술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 올 뉴 일렉트릭 GLC ▲디 올 뉴 일렉트릭 CLA ▲콘셉트 AMG GT XX ▲비전 V 등 미래 제품 전략을 상징하는 차량 4종을 직접 공개했다. GLC와 CLA는 출시를 앞둔 양산차며 GT XX와 비전 V는 브랜드의 향후 방향성을 담은 콘셉트카다.

디 올 뉴 일렉트릭 GLC. ⓒ슬롯사이트 정진주 기자

디 올 뉴 일렉트릭 CLA.ⓒ슬롯사이트 정진주 기자

칼레니우스 CEO는 “‘바퀴 달린 슈퍼컴퓨터’ MB.OS가 탑재된 디 올-뉴 일렉트릭 CLA와 한국에서 전체 수입차 5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 있는 GLC 모델의 슬롯 버전 디 올-뉴 일렉트릭은 고객들이 바로 만나볼 수 있는 양산차”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시장의 슬롯 전략에 있어 특별히 신경 쓰는 것은 디지털 생태계”라면서 “MB.OS는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를 위한 개방형 시스템이기에 어떤 기술 생태계이든 협력이 가능하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쓰는 앱이나 엔터테인먼트 등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를 담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슬롯는 내년 1월 1일 ‘아시아 제조·구매 허브’을 서울에 설립한다고 밝혔다. 일본·태국·말레이시아 등 주요 시장에는 전담 구매 법인이 없어 이들 국가의 전장 부품 조달과 공급사 품질관리, 사업 개발 기능까지 모두 서울이 수행하게 된다. 사실상 아시아 지역 공급망을 총괄하는 조달 컨트롤타워가 한국으로 이동하는 셈이다.

내년 도입할 새로운 판매 방식 ‘리테일 오브 더 퓨처’의 글로벌 성과와 국내 계획도 소개됐다. 해당 방식은 먼저 도입된 12개국에서 높은 고객 만족도를 보이며 안정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슬롯 그룹 AG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14일 ‘메르세데스-슬롯 미래 전락 컨퍼런스’에서 미래 모빌리티 방향과 브랜드의 전략적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슬롯사이트 정진주 기자

더불어 앞으로 한국 기업과의 비즈니스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칼레니우스 슬롯는 이번 방한 기간 삼성·LG·HS효성 등 핵심 파트너사와 비즈니스 미팅을 연달아 진행했다.

서울 용산구 승지원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주선 삼성SDI 사장 등과 만찬을 하며 전장부품과 미래 모빌리티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같은 날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는 조주완 LG전자 슬롯,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슬롯 등과 만나 LG그룹의 전장·디스플레이·배터리·자율주행센싱 분야 전략을 공유하고 파트너십 확대를 논의했다.

한국 기업들은 이미 슬롯 전장 생태계의 핵심 공급자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과 슬롯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디지털 키 등에서 협력 중이며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은 EQS 등 럭셔리 전기차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 플랫폼을 공급한다.

LG그룹은 2004년 차량용 디스플레이 공급을 시작으로 20년 넘게 협력 중이며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LG디스플레이는 P OLED,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LG이노텍은 자율주행 센싱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칼레니우스 슬롯는 지난 7월 압구정에 문을 연 세계 최초의 마이바흐 브랜드 센터를 언급하며 한국이 글로벌 마이바흐 시장 3위라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칼레니우스 슬롯는 “한국이 디지털 생태계 부문에서 매우 앞서 있는 만큼 서울에 아시아 제조 구매 허브를 세우고 삼성과 LG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