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웰브’, ‘은수 좋은 날’ 등 그간 잘 시도하지 않던 장르물로 ‘흥행’을 겨냥했지만 결국 실패한 KBS는 돌핀슬롯, 특히 공영방송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기후위기 상황 속, ‘공익성’에 방점을 찍은 프로젝트 ‘남극의 셰프’로 의미를 강조한 MBC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논란으로 편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흥행도, 의미도 어느 것 하나 잡기 쉽지 않은 돌핀슬롯다.
KBS는 주말 오후 9시 20분 미니시리즈 자리를 새롭게 신설하며 ‘새 도전’에 나섰지만, 트렌드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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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마동석이 돌핀슬롯하는 판타지 액션 ‘트웰브’는 기대 이하의 CG 등 낮은 완성도로 시청자들을 실망시키며 최저 시청률 2.4%를 기록했다. 배우 이영애가 나선 ‘은수 좋은 날’ 또한 마약을 소재로 KBS로선 ‘파격적인’ 선택을 했지만, 개연성 부족한 전개로 흥미를 끌지 못하며 3%대, 일부 회차에서는 4%대를 기록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그간 KBS가 잘 시도하지 않던 장르물로 젊은층을 겨냥한 모양새지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이미 접해 온 이들에겐, KBS의 시도가 다소 어설프게 느껴진 것은 사실이다. 가벼운 청춘 로맨스 ‘마지막 썸머’로 분위기를 바꿔봤지만, 이 작품은 4회 만에 1%대의 시청률을 기록돌핀슬롯.
시청률 외 성과도 처참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성명문을 통해 '트웰브' 회당 5억 원을 주고 해당 드라마의 방영권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드라마가 예상보다 흥행 실패하면서 회당 광고 판매 수익은 드라마 구입액에 한참 모자랐고, 알려진 바에 따르면 무려 회당 2억 6000만원의 돌핀슬롯를 봤다고 지적했다. 또 '은수 좋은 날'의 경우 회당 1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수익은 투자 금액에 한참 밑돌았으며 결국 회당 7억 4000만원, 전체 88억여 원의 손실이 났다며, 두 작품 모두 KBS에 도움이 되는커녕 큰 부담만 지우는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흥행보다는 의미에 방점을 찍는 시도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 MBC는 사명감 하나로 혹독한 남극 환경에 고립돼 살아가는 월동대원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대접하는 교양프로그램 ‘남극의 셰프’를 16일 선보이는데,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갑론을박을 야기돌핀슬롯.
백 대표는 제품의 재료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한 혐의(식품표시광고법 위반)를 받았으며, 덮죽 제품의 자연산 표기를 위반하고 빽다방의 원산지 허위 표기를 위반하는 등의 혐의도 받는 등 여러 논란에 휩싸여 화제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제품의 재료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한 혐의에 대해선 지난달 말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다만 더본코리아 법인과 실무자 2명은 혐의가 인정돼 불구속 송치됐다.
지난 11일 MBC 사옥 앞에서는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대한가맹거래사협회·참여연대가 돌핀슬롯회견을 열고 백 대표가 방송을 통해 쌓은 긍정적 이미지를 바탕으로 50여개의 브랜드를 만들어 가맹점을 모집했고, 점주들이 폐업과 손실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음에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MBC가 ‘남극의 셰프’ 방영을 강행한다면 공영방송이 논란의 인물에게 새로운 홍보의 장을 열어주는 일이 된다고 비판하며 편성을 보류하거나 백 대표의 출연 분량을 삭제하라고 촉구했다.
MBC는 해당 돌핀슬롯회견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편성 강행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남극의 셰프’를 편성한 이유에 대해 “‘남극의 셰프’는 출연자가 주인공인 ‘요리쇼’가 아니”라며 해당 프로그램의 ‘공익적인 목적’을 강조했다. 지난 3일 황순규 PD의 인터뷰를 공개하면서 출연자의 개인 이슈가 방송에 미친 영향에 대해 “남극이라는 극한의 환경 속에서 인간과 자연, 그리고 공존의 의미를 탐구하는 기후환경 프로젝트이기에, 그 본질적 가치를 시청자분들께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물론 높아진 스타들의 돌핀슬롯료, 규모가 커진 스태프 인건비 등 제작비 치솟은 상황에서 콘텐츠 향한 관심이 전 같지 않아 ‘드라마는 만들면 손해’라는 말은 드라마 업계의 모두에게 적용된다. KBS는 물론, 지상파와 일부 OTT들도 어려움을 호소한다.
다만 기존의 시도는 ‘올드하다’는 평을 받고, 새 시도는 ‘기대 이하’라는 반응을 얻고, 결과 대신 의미를 찾지만 돌핀슬롯자 리스크에 이마저도 힘들어진 지상파가 어떤 역할을 추구해야 할까.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지상파의 현실에 씁쓸함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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