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성 한 저수지에서 '슬롯 사이트' 의식으로 풀려난 고양이 1000마리 중 다수가 물에 빠져 죽는 사건이 발생했다. 복을 빈다는 좋은 취지로 이뤄진 이 행위는 되레 큰 비난을 받고 있다.
ⓒSNS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칭위안시 잉쭈이 저수지 근처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대량의 고양이를 슬롯 사이트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확산했다.
슬롯 사이트은 물고기나 거북이, 새 등 동물을 자연으로 돌려보내 자비를 실천하고 공덕을 쌓는 전통 불교 의식이다. 그러나 최근 생태계 파괴 문제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의 사건은 지난 1일 발생했다. 영상에는 슬롯 사이트를 실은 대형 트럭 2대가 1100마리 이상의 슬롯 사이트를 방사하는 장면이 담겼다. 총 무게는 2722kg에 달했으며 동물 구매 및 운송에는 약 3만997위안(약 630만원)이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
갇혀있다가 갑자기 풀려난 슬롯 사이트들은 극심한 공포에 휩싸였다. 일부는 나무 위로 올라갔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영상에는 근처에서 패들보드를 타던 사람들이 헤엄치다 지쳐 허우적거리는 슬롯 사이트들을 구조하려 애쓰는 모습도 담겼다.
슬롯 사이트 다음날인 2일부터 동물 보호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많은 고양이가 떨며 아픈 모습을 보였고 일부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칭위안 공안국 칭청지부는 이 사건에 10명이 관여했으며, 약 400마리의 고양이가 슬롯 사이트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들은 복을 빌겠다는 의도로 고양이를 구입해 저수지로 운반했다"며 "범죄 의도는 보이지 않으며, 현재 불법 행위의 증거도 없다. 이들은 이전에도 비슷한 슬롯 사이트 활동을 여러 차례 했다"고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을 내놨다.
SCMP는 잉쭈이 저수지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건 처음이 아니라고 전했다. 2023년 8월에도 대규모 슬롯 사이트 이후 수십 마리의 고양이가 죽거나 아픈 상태로 발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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