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인 줄"…돌리고슬롯 가담 배우지망생, 참여재판서 징역형 집유 선고

진현우 기자 (hwjin@kestrelet.com)

입력 2025.11.05 09:15  수정 2025.11.05 09:16

피해자들에게 대출 권유하며 현금 받아내

피해금, 가상자산으로 환전해 조직에 넘겨

檢, 징역 3년6개월 구형…"미필적 고의 해당"

변호인 "수거책 등, 어디에 관여됐는지 모르는 경우 多"

서울동부지방법원 ⓒ연합뉴스

돌리고슬롯 조직원으로 활동하며 피해자에게서 1억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배우 지망생 출신 20대 남성이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방법원 형사합의15부(김양훈 부장판사)는 전날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5)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돌리고슬롯 조직에 가입해 피해자 7명에게 1억1000여만원의 피해금을 수거하고 이를 조직에 넘긴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피해자들에게 저금리 서민 대출이나 대환 대출을 권유하면서 현금을 받은 후 이를 가상자산으로 바꿔 돌리고슬롯 조직의 계좌로 입금했다고 판단했다.


A씨는 병역을 마치고 제대한 후 연예 기획사에 합격한 배우 지망생으로 알려졌다. A씨 변호인은 재판에서 그가 아르바이트인 줄 알고 돌리고슬롯 조직에 가입했다고 주장했다.


A씨 측은 "돌리고슬롯 현금 수거책, 송금책, 환전책 등은 자신이 어디에 관여됐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피고인은 자신이 수거책인지 모른 채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 측은 돌리고슬롯 범죄에 가담했다는 정황을 알면서도 고액을 벌기 위해 이를 외면해 미필적 고의에 해당한다며 A씨의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들의 삶이 무너지고 있고, 돌리고슬롯 범죄가 사회에 큰 피해를 안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A씨 측은 그가 대환대출 관련 기망(속임·사기) 행위에 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고 현금을 받은 것 역시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피해자들에게 죄송하고, 무지로 인해 사건에 휘말린 내가 너무 부끄럽다"며 "기회를 주신다면 좋은 연기자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이뤄보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날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8명은 징역 1년6개월을 택하면서 집행유예에 대해서도 찬성했다.


재판부는 "돌리고슬롯이 피해자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끼치고 우리 사회에 미치는 폐해도 심각하다"며 "피고인의 범행 가담 정도와 피해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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